간판은 바뀌었는데, 내 사건은 더 안전해졌을까
페이지 정보

본문

[그래픽정보 : 해럴드경제 2025. 9. 26. 자 "78년만에 검찰청 사라진다" 기사중 발췌]2025-09-262025-09-26 2025-09-26
이제 검찰청이 사라지고 공소청이 생깁니다.
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볼때 정말 중요한 것은 기관의 간판은 아닐겁니다.
가장 중요한건, 내가 고소한 사건을 누가 수사하는지.
경찰의 수사가 부족하면 누가 다시 살펴보는지.
빠진 증거가 발견되면 누가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수사기관의 결정에 언제까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일입니다.
형사사법제도는 결국 범죄를 당했거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사람의 삶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검찰청은 없어지지만 검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합니다.
검사도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검사는 공소청에 소속되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기소한 사건을 법정에서 유지하는 업무를 계속하게 될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검사를 수사의 주체로 규정했던 형사소송법 제196조가 삭제됩니다.
앞으로 범죄수사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되고,
검사는 직접 수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사 결과를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렇다고 검사가 경찰 수사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 제도에서도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하고,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수사를 요구하는 권한도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검사는 경찰 수사를 전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한 주장이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요.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검사가 사건 기록을 보다가 결정적인 부분이 빠져 있음을 발견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필요한 사실이 하나 부족할 수도 있고, 진술과 객관적 증거가 서로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볼 것인지 각각의 범죄로 볼 것인지에 따라 공소시효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사실을 찾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어떤 사실이 법적으로 필요한지, 현재 확보된 증거로 법정에서 입증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검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법률적 관점으로 수사기록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직접 수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그 마지막 부분이 달라집니다.
‘다시 수사하라’와 ‘직접 확인한다’는 것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닙니다.
개정법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을 없애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찰에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요구하도록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수사기관이나 상급 수사관서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이 점은 분명 새로운 제도의 보완장치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남습니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이 기록을 검토하다가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스스로 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수사기관에 돌려보내 보완을 요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이 검사가 생각한 법적 쟁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증거를 확보한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록이 다시 오가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보완수사요구라는 제도가 존재하느냐가 아닙니다.
그 요구가 실제 수사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느냐입니다.
검사에게 새로 허용된 ‘사실관계 확인’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검사는 기소 여부나 재수사요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 사건관계인, 전문가 또는 경찰의 의견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제한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검사가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확인은 할 수 있지만, 그 과정 자체를 종전의 수사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실제 사건에서는 어디까지가 ‘사실관계 확인’이고 어디부터가 ‘수사’인지,
그리고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사실을 어느 정도까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시민에게 새로운 권리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반대로 이번 개정으로 고소인과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가 강화된 부분도 있습니다.
수사가 장기간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생기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기 위해 필요한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됩니다.
이것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권리가 생겼다는 사실만 보고 제도 전체가 시민에게 유리해졌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권리에는 새로운 제한도 함께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불송치 이의신청은 이제 ‘3개월’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변화가 있습니다.
현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이 법률에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2026년 10월 2일부터는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를 신청해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일정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는 예외는 있지만 기본 원칙은 3개월입니다.
이것을 단순히 ‘이의신청 제도가 정비됐다’고만 설명해서는 곤란합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권리행사의 시간제한이 새로 생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불송치 통지를 받고도 몇 달 동안 고민하거나, 뒤늦게 다른 증거를 발견하고 사건을 다시 살펴보려 한다면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통지서를 받은 날짜 자체가 매우 중요한 법적 의미를 갖게된 셈입니다.
무엇보다 수사기관의 3개월과 시민의 3개월은 전혀 다릅니다
개정법은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기간에 대해서도 일정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혼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경찰이 지켜야 하는 사건 처리기간과 시민이 지켜야 하는 불복기간은 성격이 다르다는 겁니다.
수사기관이 처리기간을 넘겼다고 해서 사건이 곧바로 없어지거나 수사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당사자가 법에서 정한 불복기간을 넘기면 권리행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같은 ‘기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무게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시민은 수사기관이 사건을 얼마나 오래 처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불복기간이 언제까지인지를 별도로 관리해야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 비대칭의 공은 변호사들에게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결국 문제는 권한과 책임일 것입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권한 집중을 막고 서로 견제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취지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의견도 중요합니다.
법정에서 유죄를 입증해야 할 사람이 수사과정에서 발견한 부족한 부분을 직접 보완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경찰의 수사 판단과 검사의 법률 판단이 다를 경우 사건은 얼마나 신속하게 보완될 수 있는가.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될 경우 그 시간과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범죄 피해자가 되지는 않는가.
그리고 그 피해회복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까지 확인해야 제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간판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내 사건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일것입니다.
앞으로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관한 뉴스를 볼 때 검찰청이 없어졌다거나 공소청이 생겼다는 기관 이름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시민에게 중요한 질문은 더 구체적입니다.
-누가 수사하는가.
-누가 그 수사가 충분한지 다시 검토하는가.
-수사가 부족하면 누가 증거를 보완할 수 있는가.
-불송치가 되면 누구에게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가.
-그리고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특히 2026년 10월 2일 이후 경찰로부터 불송치 통지를 받는다면 통지서를 받은 날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그날부터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제도가 시민의 권리를 새로 만들어 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기존의 형사사법 기능 가운데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았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일입니다.
권리를 새로 만드는 것만으로 결코 좋은 제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를 제대로 밝혀낼 수 있는 권한과 그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제도에 적절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제도의 성공과 실패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사람은 결국 사건의 당사자일 것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9월 10일 현재 공포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법률 제21857호)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정보제공을 위한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님을 밝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적용 법률과 불복기간 등은 사건의 진행 단계와 통지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불송치이의신청 #이의신청기간 #고소장접수 #형사소송법개정 #검찰청폐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기소분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